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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베이스 Reports

WiFi 수용 여부에 대한 美 이통업계의 고민…‘사실상 종료’

[News]

 

美 이동통신사업자 Verizon Wireless Sprint WiFi 원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폭 확대할 뜻을 비쳤다. Sprint는 내년 출시 예정인 ‘BlackBerry Tour’ 새 버전부터 해당 스펙을 적용한다는 방침이고, Verizon 역시 ‘Tour’ 모델을 시작으로 ‘Storm2’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선보일 BlackBerry 全 기종에 WiFi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 두 이통사의 전격적인 방향 전환은 휴대전화단말 기반 WiFi 도입에 대한 美 이통업계의 고민이 사실상 종결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Sprint는 비교적 최신 단말인 ‘BlackBerry Curve’‘Palm Centro’에 조차 WiFi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고 Verizon 역시 ‘BlackBerry Storm’을 같은 방식으로 출시해 소비자들의 비판을 자초한 바 있다.

[News Plus] 

Verizon Wireless Sprint의 이 같은 결정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책의 성격이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주요 경쟁사들의 연이은 WiFi 지원 단말 출시와 그로 인한 소비자 눈높이 상승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만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WiFi 지원에 한해서는 AT&T T-Mobile USA에 비해 Verizon Wireless Sprint의 행보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특히 AT&T는 작년 초에 이미 자사 일부 고객 대상의 무료 WiFi 서비스를 선언했고, 지난 12월에는 관련 사업자 Wayport( AT&T WiFi 부문)를 인수해 미국 내에서만 2만 개의 핫스팟을 거느리게 됐다. 현재 세계 각국에 깔린 AT&T의 핫스팟 수는 10만 개로 전세계 사업자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Verizon Wireless 같은 경쟁사 입장에서 곤혹스러운 것은 AT&T의 무료 WiFi 서비스가 ‘iPhone 3G’의 성공과 맞물려 컨슈머형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통사의 표준 요건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AT&T는 최근 대형 서점 Barns & Noble와의 제휴를 통해 신규 디지털 서점 프로젝트에 인프라 공급자로 참여하는 등 WiFi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기회의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어 경쟁사들의 긴장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iPhone 3G’의 성공을 계기로 정립된 컨슈머형 스마트폰의 표준스펙중 하나가 바로 WiFi 지원기능이라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장조사업체 Ovum에 따르면 2008 2/4분기부터 2009 1/4분기까지 출시된 주요 단말벤더의 스마트폰 77종 가운데 WiFi 기본 탑재 기종이 49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美 전역의 AT&T 핫스팟과 iPhone의 조합은 상당한 수준의 데이터 소비를 유발하고 있다. 지난 1/4분기 3개월간 발생한 AT&T WiFi 이용량 1,050만 건 가운데 400만 건 가량은 ‘iPhone 3G’이나 ‘BlackBerry Bold’ 같은 WiFi 지원형 스마트폰을 통해 유발된 것으로 파악되며, 그 비중은 지난 6월 초 단행된 ‘iPhone 3.0’ 업그레이드를 기점으로 더욱 높아졌다. OS 업그레이드에 따라 WiFi 접속 절차가 간편해지면서 핫스팟을 이용하는 iPhone 보유자 수가 불과 한 달 만에 세 배 가량 늘었고, 결국 2/4분기 핫스팟 전체 이용량도 전분기 대비 41% 증가한 1,500만 건에 달했다는 것이 AT&T의 설명이다.

 

Verizon Wireless Sprint로서는 iPhone 보유자들의 이처럼 왕성한 WiFi 수요가 자사 가입자 사이에서도 공통적으로 내재돼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컨슈머형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호응이 상당 부분 ‘iPhone 3G’의 새로운 기능과 활용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WiFi 기반 무료 인터넷 이용환경을 원하기는 BlackBerry Palm 보유자들 역시 마찬가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iPhone 열풍의 여파가 여타 경쟁 단말의 WiFi 지원형 모델 보급 촉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양상[1]이다. 메쉬네트워크 사업자 Meraki가 작년 6월과 올해 6월 각각 하루씩 북미 각지의 핫스팟 1만여 개를 무작위 선정해 조사한 결과, 해당 24시간 동안 포착된 WiFi 지원 단말 수는 14 9,000 대에서 21 1,000 대로 불과 1년 사이에 41% 급증했고, 이 가운데 BlackBerry 단말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서 8% 419% 수직 상승했다. 작년에 1%에 불과하던 Nokia 단말이 올해 2%를 차지한 점도 눈에 띈다.

 

 

자료원: Meraki

 

전문가 일각에서는 WiFi 지원 단말기의 이용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 1,000여 명의 美 성인 휴대전화 사용자를 대상으로 지난 2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WiFi 지원형 휴대전화를 보유한 소비자의 77%는 해당 모델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지속적으로 WiFi를 이용한다는 응답률도 74%에 달했다.

 

한편, 이동통신 외 여타 분야 사업자들의 WiFi 서비스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최근 추세 또한 Verizon Wireless 등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변화다. 이미 Cablevision을 비롯한 미국 내 일부 Cable 사업자는 사업권역 내 통근 기차역 등을 대상으로 무료 WiF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미 불붙기 시작한 항공사들의 기내 WiFi 서비스 경쟁도 향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비록 해당 사업자들이 기존 이통사와 직접적인 경쟁관계는 아니더라도, WiFi 인프라의 이 같은 일상적 침투는 WiFi 지원형 휴대단말에 대한 수요 증가로 귀결될 것이다.

 

[View Point]

 

미국과 같은 포화시장에서는 일부 사업자의 특정 서비스나 기술이 소비자 호응을 얻기 시작하면 경쟁사들의 유사 대응도 매우 빠르게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Verizon Wireless Sprint WiFi 단말기 도입 확대 선언도 이런 맥락에서 일종의 강요된 선택에 가깝고, 이는 다시 지방 중소 이통사들의 변화를 강제하는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휴대전화 시장에서 아직 니치기술에 불과한 WiFi가 향후 저가형 단말까지 포괄하는 또 하나의 주류 기술로 부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대형화에 대응해 기존 3G 네트워크를 보완할 유력 기술로 WiFi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로 인한 셀룰러 데이터 매출 잠식 가능성이나 이통사의 ‘dump pipe’ 전락 위험에 대해서는 여전히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미국 4大 이통사의 WiFi 단말 경쟁이 해당 기술의 메인스트림 입성이라기보다는 당장의 고객 로열티를 확보하기 위한 고육책이자 ‘WiFi에 대한 실전 검증의 시작에 가깝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2009.08.21. STRABASE

 

 

[Reference]


1.        ‘Airline Wi-Fi: All U.S. services compared’, DVICE, 2009.8.12

2.        ‘Barns & Noble Teams Up With AT&T For Free WiFi’, momoNews.net, 2009.7.28

3.        ‘Cablevision Deploys Free WiFi In Orange, Rockland Counties’, Multichannel News, 2009.7.22

4.        ‘Captain Obvious reports: AT&T sees surge in WiFi use post-iPhone OS 3.0, Engadget’, 2009.7.31

5.        ‘Meraki: Internet usage via handheld devices soars’, cnet, 2009.8.18

6.        ‘Verizon changes tunes on Wi-Fi’, cnet, 2009.7.27

7.        ‘AT&T WiFi 이용자 급속 확대… Q1에만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 Strabase, 2009.4.27

8.        ‘Wi-Fi, 스마트폰의 ‘Must-Have’ 기능으로 정착 中’, Strabase, 2009.2.2

9.        ‘Wi-Fi, 케이블 사업자의 무선시장 진출을 위한 또 하나의 선택’, Strabase, 2008.9.24

10.     트래픽 문제 해결을 위한 이통사의 Wi-Fi 수용 현황과 이를 둘러싼 딜레마’, Strabase, 2009.4.9



[1] 시장조사업체 NPD Group에 따르면, WiFi 지원형 휴대단말의 지난 2분기 美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량 늘어 같은 기간 전체 휴대단말 판매량의 2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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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스트라베이스 www.strabase.com

● 주요 관련 키워드 : Wi-Fi, WiFi, 와이파이, AT&T, Verizon Wireless, Sprint, iPhone 3G, BlackBerry Tour, dump pipe, 스마트폰, 미국 이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