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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베이스 Reports

세계 최대 규모의 신문 컨퍼런스, ‘World Newspaper Congress 2009’가 남긴 논쟁의 핵심


[News]

 

지난 11 30일에서 12 3일 동안 ‘World Newspaper Congress 2009’가 개최되었다. 전 세계 87개국 900여명의 언론인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는 침체된 신문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 온라인 뉴스 유료화 논란, 포털 대응 전략을 비롯한 다양한 이슈들이 논의되었다.

 

[News Plus]

 

올해로 62회를 맞는 ‘World Newspaper Congress 2009’가 지난 11 30일에서 12 3일까지 인도 Hyderabad에서 개최됐다. World Newspaper Congress WAN-IFRA가 매년 주관하는 최대 규모의 글로벌 신문 컨퍼런스로 신문업계를 둘러싼 주요 이슈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1].

 

신문, 멀티미디어 성장 비즈니스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총회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의 신문 비즈니스 모델의 다각화,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 포털 대응 전략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졌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의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종이신문의 매체 파워가 감소되고 있다. 이에 따라 WAN 2009에 참석한 신문업계 관계자들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대응한 신문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 중에서도 지난 5월 포르투갈에서 탄생한 잡지형 신문 'i'가 새로운 형식의 종이 신문으로 참여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i'의 발행인이자 편집인인 Martim Figueiredo는 총회 기간 중 무려 3개의 세션에 초청을 받아 신문업계의 열광적인 관심을 얻었다. 창간부수가 1 1,000여부에 불과했던 'i'는 신문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6개월 만에 5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발행부수가 1 6,000여부로 증가하며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i'가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Martim Figueiredo 편집인은 “혹자는 ‘정보’(information)라고도 하고, 혹자는 ‘세계’(international)라고도 한다. 나는 이것을 ‘혁신’(innovation)이라 부르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i'는 기존 신문의 틀을 깬 성공 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 실제로, 'i'는 전통적으로 신문들이 제공해오던 정치, 국제,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섹션 구분을 없애고 대신, 칼럼을 싣는 '오피니언(Opinion)', 그날의 주요 뉴스를 싣는 '레이더(Radar)', 주요 기사에 대한 심층 보도를 제공하는 '(Zoom)', 스포츠와 문화 등의 주제를 다루는 '모어(More)' 4개 세션으로 통합했다.

 

Figueiredo 편집인은 "독자들은 이제 '뉴스'를 인터넷 등 다른 매체를 통해 먼저 접한다. 우리는 독자가 더 알고 싶어 하는 것만 골라서 심층 보도한다. 우리 신문의 기사 수는 다른 신문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타블로이드 판형에 매일 56면 정도를 발행하는 'i', Figueiredo 'Daily Newspaper'가 아닌 'Daily Magazine'이라고 불렀다.

 


자료: innovationsinnewspapers.com

 

온라인 뉴스 유료화 논의 확산

 

그 동안 신문업계는 종이신문 수익 감소에 대한 대응책으로 무료로 제공되던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를 추진해왔다. 이번 WAN 2009에서도 신문사의 주 수익원인 광고 수입과 구독료 수입의 동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뉴스를 유료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온라인 뉴스 유료화에 대한 긍정적인 설문 조사 결과가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시장조사기관 PWC가 폐막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당수의 이용자들이 온라인 뉴스 유료화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PWC가 북미와 유럽 및 오스트레일리아의 11개국 4,000여 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뉴스 유료화 전환에 대한 이용자 의견을 조사한 결과, 온라인 상에 무료 뉴스가 없다면 온라인 유료 뉴스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금융 관련 뉴스에 대해서는 무려 98%의 응답자가 유료화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스포츠 뉴스(77%)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높게 나타났다. 또한, 신문사 사이트에서 기사 구독 후 해당 사이트에서 관련 상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도 50%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털 대응 전략 토론회 개최: 'Google을 어떻게 할 것인가'

 

'Google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는 WAN 총회 마지막 세션의 제목이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세계 신문업계는 Google을 비롯한 포털사들이 신문사 콘텐츠를 활용하여 엄청난 광고 수입을 올리며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많은 발표자들이 Google을 비롯한 포털사들이 신문사의 저작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avin O'reilly WAN-IFRA 회장은 "뉴스든, 교육이든, 엔터테인먼트든 간에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 요소는 수익 보상"이라고 지적하며 "신문사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무료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막대한 광고 수입을 올리는 Google의 비즈니스 모델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신문사 온라인 뉴스에 대한 공정한 분배(Fair Share)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신문사 뉴스 콘텐츠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포털업계가 발생 수입의 일부를 콘텐츠 저작권자인 신문사에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David Drummond Google Google 수석 부사장은 "온라인 뉴스는 Google이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의 한 종류일 뿐"이라는 의견을 밝히는 동시에 "Google News는 매달 10억 건의 클릭을 유발하며 막대한 트랙픽을 안겨주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는 신문사에 엄청난 홍보 효과를 제공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동시에 "Google은 신문업계와 공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며 신문사의 반발에 대해 화해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O'reilly 회장은 "나는 내 콘텐츠에 대한 공정한 거래, , 내가 트래픽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을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결정 권한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Google에 대한 비판 못지않게 신문사 스스로의 각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애초에 Google에 무료로 콘텐츠를 넘겨준 주체가 트랙픽 향상을 원했던 신문사이기 때문이다.

 

 

[View Point]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신문업계의 경영난 역시 가속되고 있다. New York Times, Wall Street Journal을 비롯한 유력 신문사들이 경비 절감을 이유로 WAN 2009에 대거 불참한 점은 현재 신문업계가 처한 경영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신문협회(NAA)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종이신문 광고 수입은 전년 대비 17.7%나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광고 수입도 전년 대비 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이신문의 쇠퇴는 비단 불황의 영향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근본적으로는 인터넷을 비롯한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그 영향력이 줄어든 때문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신문업계의 불안을 반영하듯 올해 WAN 총회의 주제는 신문, 멀티미디어 성장 비즈니스였다. 디지털 매체 확산에 대응한 종이신문의 변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공간에서의 수익 창출에 눈을 돌린 것이다.

 

특히, 온라인 뉴스 유료화는 신문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종이신문 구독자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온라인 뉴스 독자가 증가하면서 실질적인 뉴스 소비층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기업 McKinsey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 내 뉴스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매체에 상관없이 일일 평균 뉴스 구독 시간을 조사한 결과 3년 전의 60분에서 72분으로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업계가 온라인 뉴스 유료화에 주목하면서 그 동안 자신들의 뉴스를 무료로 크롤링해가던 포털 업계와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이미 올해 초 News Corporation Rupert Murdoch 회장이 Google저작권 침해자로 규정하면서부터 시작된 신경전의 연속선 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포털사와 신문사의 대립은 장기적으로 양쪽 모두에 이롭지 못하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뉴스 검색의 19% Google을 통해, 13% Yahoo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전체 온라인 뉴스의 32% Google Yahoo를 거쳐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WAN 총회에서는 신문업계의 잇따른 ‘Google 때리기에 대응해 Google이 다소 누그러진 자세를 취하면서 향후 신문업계와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총회에 참석했던 David Drummond 부사장이 “Google은 신문업계의 적이 아닌 동지라고 밝혔듯이, Google은 신문업계의 온라인 뉴스 수입 증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Google Google 이용자들이 각 신문사별로 하루에 최대 5개까지만 구독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First Click Free'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5개 이상의 신문 기사를 구독하려고 할 경우 자동적으로 해당 신문사의 구독 안내 페이지로 연결되도록 서비스할 예정이다.

 

또한 Google은 지난 9월부터 신문사에 대부분의 광고 수입을 돌려주는 ‘Fast Flip’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Fast Flip은 사용자들이 온라인에서 종이신문 이미지 형태로 빠르게 넘겨가며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WAN 총회 후 LA Times, Huggington Post, Telegraph, Independet, Express를 비롯한 메이저 신문사들이 기사를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12월 현재 Google Fast Flip 50여개의 신문사들로부터 기사를 제공받고 있다.

 


자료: fastflip.googlelabs.com

 

이번 World Newspaper Congress 2009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신문업계의 자구책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온라인 뉴스 유료화와 포털사에 대한 저작권 강화 움직임으로 요약될 수 있는 신문업계의 생존 전략이 실질적인 자구책이 되기 위해서는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만한 종이신문 자체의 혁신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Reference]

1.        Google responds to newspaper critics, lankabusinessonline.com, 2009.12.06

2.        PwC: Consumers willing to pay for online news, sfnblog.com, 2009.12.03

3.        WANIndia2009: Newspapers & Online Monetisation, medianama.com, 2009.12.02

4.        World Newspaper Congress: Dow Jones CEO: Beware of Geeks Bearing Gifts, paidcontent.org, 2009.12.03

5.        Worlds Press Asks Google To Respect Copyright, wan-press.org, 2009.12.11

6.        ‘‘광고 급감이 부른 미 신문업계 vs 구글 전쟁, 프레시안, 2009.12.08

7.        Google Fast Flip 서비스, 메이저 신문사 참여 결정, 스트라베이스, 2009.12.23

8.        신문업계와 포털 사업자간 갈등 증폭의 배경과 시사점, 스트라베이스, 2009.04.27



[1]지난 7 WAN(World Association of Newspapers and News Publishers) IFRA(International Fragrance Association)가 통합되어 올해부터는 WAN-IFRA가 공동으로 주관하게 됐으며, WAN-IFRA 산하에는 전 세계 120개국의 1 8,000여개 언론사와 1 5,000여개의 온라인 사이트 및 3,000여개의 뉴스 관련 업체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