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트라베이스 Reports

The9에서 NetEase으로 넘어간 中 WoW 판권, ‘승자 없는 게임’으로의 가능성도 대두


[News]

 

인기 MMO 게임 ‘World of Warcraft(이하 WoW)’의 중국 내 판권이 The9에서 NetEase로 넘어갈 것이라는 루머가 결국 사실로 확인됐다.[1] 하지만 The9의 패배와 NetEase의 승리로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News Plus]

 

블록버스터 온라인 게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WoW는 전세계적으로 1,000만 명 이상의 유료 사용자를 확보했고, 중국에서는 The9을 통해 지난 2005 6월 정식 출시됐다. 비록 북미 등 선발 시장에 비해서는 반 년 이상 출발이 늦었던 셈이지만 지금까지의 소비자 호응은 정액제 게임 가운데 단연 최고 수준이다[2]. 시장조사업체 Pearl Research에 따르면 WoW의 중국 최고동접자 수(Peak Concurrent Users)는 현지 온라인 게임 통산 4위인 100만 명에 달한다[3].

 

Blizzard The9을 버리고 NetEase를 택한 것은 기존 파트너에 대한 불만이나 신규 계약을 통한 수익 확대 욕구, 혹은 그 둘 모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온라인 게임은 퍼블리셔 이동에 따르는 위험부담이 큰 탓에 어느 쪽으로든 상당한 수준의 이유가 없는 한 기존 파트너쉽이 그대로 연장되는 속성을 지닌다.

 

NetEase Blizzard에 어느 정도의 수익분배[4]를 약속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The9의 운영 역량이 Blizzard의 기대에 못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은 지금까지의 서비스 제공 추이에 비춰 충분히 가능하다. 단적으로 WoW의 첫 확장팩인 ‘Burning Crusade’는 중국 관계당국의 심의를 통과하는 데만 8개월이 걸렸고 결국 게임 그래픽 일부가 크게 수정된 상태[5]로 출시됐다. 게임 심의에 여러 정부기관이 얽혀 있는 현지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Blizzard 입장에서는 The9의 협상력 부재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같은 타이밍 차질은 두 번째 확장팩인 ‘Wrath of the Lich King’에서도 재현됐다. 북미에서는 작년 11 13일 정식 출시된 해당 버전이 중국에서는 4 8일에야 가까스로 심의를 통과했던 것이다. NCsoft‘AION’을 비롯한 경쟁작들이 최신 그래픽과 신개념 시스템으로 무장한 채 속속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신규 콘텐츠 도입이 5개월이나 지연된 것은 단순한 일정 차질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근래 들어 Blizzard의 전략 방점이 기존 가입자 기반 방어에 상당 부분 찍히고 있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자료: Blizzard 웹사이트

 

실제로 ‘Wrath of the Lich King’은 콘텐츠 측면에서 신규 유저의 유입 동기로 작용할 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 새 직업인 ‘Death Knight’가 추가됐다고는 하나, 이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고레벨(55레벨 이상) 캐릭터가 같은 계정 내에 존재해야만 한다. 전작인 ‘Burning Crusade’가 누구나 생성 가능한 새 종족으로 사용자 확대와 게임 내 진영간 인구 불균형 해소를 동시에 노렸던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물론 Blizzard의 이러한 행보를 단순히 사용자 확대의 한계를 자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레벨업이 상대적으로 빠른 WoW에서는 저레벨 플레이어용 콘텐츠의 중요도가 그만큼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비용 효율 측면에서는 빠른 레벨업을 지원한다거나 무료 이용시간을 주는 형태로 신규 사용자 유입을 촉진하는 편이 오히려 타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블록버스터 경쟁작이 늘어날수록 신규 고객 유치는 어려워지고 한 번 이탈한 사용자를 다시 불러올 여지 또한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단적으로 Shanda Entertainment를 통해 지난 4 16일부터 중국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NCsoft‘AION’은 출시 3일 만에 100만 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유치하며 잠재적 ‘WoW Killer’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콘텐츠 수혈의 시기를 잇따라 놓쳤고 향후에도 놓칠 가능성이 있는 파트너에 대해 Blizzard가 관용을 보이기 어려운 이유다[6].

 

[View Point]

 

The9 WoW 판권 상실로 인해 당분간 그 어떤 게임으로도 상쇄할 수 없는 매출 차질에 직면할 전망이다. 작년 한 해 The9 전체 매출 2 5,000만 달러 가운데 2 3,000만 달러를 WoW가 차지했다는 점에서 주가 전망도 매우 어둡다. ‘Audition 2’로 캐주얼 게임 라인업을 보강했고 EA Neowiz가 공동 개발한 ‘FIFA Online 2’로 내년도 월드컵에 따른 시즌 특수의 여지도 확보했지만 WoW의 공백 앞에서는 소소한 측면의 낙관론 자체가 무색하다.

 

그러나 WoW 유치를 통해 중국 온라인 게임업계의 블루칩으로 부상한 NetEase 역시 결과적 패자가 될 위험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가령 The9 Blizzard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자국 업체와 법정 분쟁에 돌입한 외산 게임 WoW를 주무당국인 GAPP(General Administration of Press and Publication)가 허가해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The9 NetEase 사이의 인수인계가 원활치 못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NetEase WoW 서비스를 위해 관련 서버 및 계정 데이터 인계에 220만 달러, 운영팀 인계에 100만 달러를 각각 제시했으나 모두 거절당한 상태다. 만약 The9이 데이터 이전을 끝내 거부한다면 WoW는 서비스 차질에 따른 가입자 대거 이탈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 일각에서 The9을 향해 담담한 태도를 주문하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경쟁사의 서비스 운영을 의도적으로 방해할 경우, 향후 외산 게임 유치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는 것은 물론이고 한때 고객이었던 WoW 사용자들의 불신 역시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의 분을 삭이고 미래를 위한 여지를 확보할지, 아니면 관련 3社 모두를 패자로 만드는 장기적 자충수를 택할지는 The9 스스로 선택할 일이다.

 

2009.05.06. STRABASE

 

 [Reference]

 

1.        Did The9s relationship with EA cost it 90% of its revenue?, Gamesbrief, 2009.04.22

2.        NetEase Secures Chinese World of Warcraft Licence, Edge Online, 2009.04.16

3.        Pearl Research: Online Games Market In China Will Exceed $5.5 Billion in 2012, Wireless News, 2009.04.14

4.        The9 Loses China World of Warcraft Deal to NetEase, Gamasutra, 2009.04.16



[1] WoW 개발사인 Activision Blizzard(이하 Blizzard) The9 사이의 기존 독점 계약은 오는 6 8일을 끝으로 공식 종료된다.

[2] WoW의 중국 시장 성공 가능성은 2004년 말 시작된 한국 내 오픈 베타테스트에서 이미 확인됐다. 당시 대학생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당 수의 중국인이 프록시 서버를 통해 한국 서비스에 접속, 높은 지연률과 언어장벽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며 꾸준한 플레이 양상을 나타냈다.  

[3] NetEase‘Fantasy Westward Journey(몽환서유)’는 최고동접자 수 180만 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Giant‘Zhengtu Online’ Tencent‘Dungeon and Fighter’는 각각 150만과 120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4] The9의 경우, WoW 매출의 22% Blizzard에 로열티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 현재 유료 사용자 규모로 추산하면 매년 5,000~5,500만 달러에 달한다.

[5] 이를테면 언데드(undead) 몬스터/캐릭터는 내장이나 뼈가 노출되지 않도록 근육과 살의 이미지를 덧입히는 식으로 변형됐고, 이러한 기조는 두 번째 확팩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6] 뿐만 아니라 The9이 지난 2007 5Blizzard의 라이벌인 EA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지분의 15.8%를 넘긴 것도 Blizzard와의 관계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 출처 : 스트라베이스 www.strabase.com

● 주요 관련 키워드 : The9, NetEase, WoW, Blizzard,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 World of Warcraft, NCsoft AION, Audition 2, 블록버스터 게임, Shanda Entertainment